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샴페인에 예술을 더하다, 자크 셀로스(Anselme Selosse)

회계사아재 2025. 4. 20.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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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크 셀로스는 현대 샴페인 세계에서 혁신의 아이콘이자 전설적인 인물로 확고히 자리매김했습니다. 그는 수세기 동안 이어져 온 대형 샴페인 하우스 중심의 상업적 관행을 과감히 뒤엎고, 프랑스 샹파뉴 지역의 테루아(terroir)와 자연의 숨겨진 잠재력을 극한까지 끌어올린 '레콩땅(Récoltant-Manipulant, 소규모 독립생산자) 샴페인'의 선구자입니다. 그의 철학적이고 장인정신에 기반한 접근법은 샴페인을 단순한 '축하용 음료'에서 '심오한 예술 작품'의 경지로 끌어올렸으며, 이 글에서는 셀로스의 성장 배경과 독특한 경력, 그의 혁신적인 와인 철학, 세계를 매혹시킨 대표작 샴페인들의 특성, 그리고 그가 글로벌 와인 산업에 남긴 깊은 유산과 그 의미를 심층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자크셀로스
자크셀로스

인물의 생애와 경력

안셀름 셀로스(Anselme Selosse)는 1954년, 샹파뉴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코트 데 블랑(Côte des Blancs) 지역의 아비즈(Avize)에서 포도 재배를 대대로 이어온 명문 가문의 후손으로 태어났습니다. 1974년, 20세의 나이에 아버지 자크 셀로스(Jacques Selosse)로부터 와이너리 '도멘 자크 셀로스(Domaine Jacques Selosse)'를 물려받았습니다. 이후 셀로스는 프랑스 와인의 성지인 부르고뉴 보진느(Beaune) 지역의 리세 비티콜(Lycée Viticole)에서 와인 양조학을 심도 있게 공부하며 부르고뉴 와인 특유의 테루아 중심주의와 자연주의 철학을 깊이 체득했습니다.
고향 샹파뉴로 돌아온 셀로스는 샴페인의 전통적인 제조 방식에 부르고뉴에서 배운 철학을 과감히 접목했습니다. 그는 화학 비료와 제초제를 철저히 배제한 친환경 농법, 달의 주기를 따르는 바이오다이나믹 접근법, 오래된 오크통 발효와 숙성 등 당시 샹파뉴에서는 파격적이었던 방법들을 도입했습니다. 이러한 셀로스의 실험정신은 1980년대 중반부터 결실을 맺기 시작했고, 세계적인 와인 평론가 로버트 파커(Robert Parker)와 앤드류 제프리(Andrew Jefford) 등으로부터 "샴페인의 혁명가", "부르고뉴 정신을 샹파뉴에 심은 선구자"라는 극찬을 받으며 단숨에 와인 세계의 전설로 부상했습니다.

샴페인
샴페인

 

와인 철학

자크 셀로스의 와인 철학은 "샴페인도 하나의 위대한 포도주(vin)여야 한다"는 근본적인 신념에서 출발합니다. 그는 기존 샴페인이 '기포'와 '브랜드'에 지나치게 의존해 와인 본연의 깊이와 복합성을 잃었다고 보았습니다. 셀로스는 포도밭의 생명력과 토양의 순수함을 모든 것의 기초로 삼아, 화학 약품을 완전히 배제한 유기농법과 더 나아가 우주의 리듬에 맞춘 바이오다이나믹 농법을 실천했습니다.
또한 그는 샴페인 업계의 오랜 관행이었던 과도한 블렌딩(여러 밭, 여러 해 포도를 혼합)에서 벗어나, 특정 포도밭의 개성과 특정 해의 기후 특성을 온전히 담아내는 부르고뉴식 '테루아 표현' 접근법을 도입했습니다. 셀로스는 발효와 숙성 과정에서도 혁신을 거듭해, 스테인리스 탱크 대신 소형 오크 배럴에서 와인을 발효하고 숙성시켜 복합적인 풍미와 깊이를 더했습니다.
그의 철학 중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최소한의 개입'을 통해 자연의 순리를 존중한다는 것입니다. 셀로스는 샴페인 특유의 도사주(Dosage, 당분 첨가)를 극도로 줄이거나 완전히 배제함으로써 테루아의 순수한 표현을 추구했습니다. 그는 "내 샴페인은 인위적인 달콤함이 아닌, 땅의 목소리를 그대로 담아내는 것"이라고 자주 말했습니다. 이처럼 셀로스의 샴페인은 전통적인 방식과 창의적 실험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순수하게 땅에서 태어난 와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니셜 브뤼
이니셜 브뤼

인물의 명작 와인 소개

 

자크 셀로스 이니셜 브뤼 블랑 드 블랑 (Jacques Selosse Initial Brut Blanc de Blancs)

셀로스 와이너리의 대표적인 샴페인인 '이니셜'은 샹파뉴 코트 데 블랑(Côte des Blancs) 지역의 아비즈(Avize), 크라망(Cramant), 오제(Oger) 세 곳의 그랑 크뤼(Grand Cru) 밭에서 재배한 샤르도네(Chardonnay) 100%로 만들어집니다. 이 샴페인은 최소 3년 이상의 숙성을 거친 여러 빈티지의 와인을 솔레라 방식으로 블렌딩하여 일관된 스타일과 복합성을 동시에 추구합니다.
테이스팅 노트는 신선한 청사과와 배, 레몬 껍질의 상쾌함과 함께 브리오슈, 구운 헤이즐넛, 벌꿀의 깊은 풍미가 어우러집니다. 미묘한 미네랄리티와 짙은 효모 아로마, 뛰어난 구조감과 크리미한 기포, 그리고 길고 우아한 피니시는 이 와인의 뛰어난 균형감을 보여줍니다. 이 샴페인은 세계 최고의 소믈리에들과 와인 평론가들로부터 "신화적 샴페인", "샹파뉴의 르망텔리니(부르고뉴의 전설적 생산자)"라는 찬사를 받으며, 전 세계 와인 애호가들이 반드시 경험하고 싶어하는 컬트 와인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자크 셀로스 섭스탄스 (Jacques Selosse Substance)

'수브스탕스'는 셀로스의 철학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특별한 샴페인으로, 아비즈의 단일 빈야드에서 생산된 샤르도네만으로 만들어집니다. 이 와인의 가장 큰 특징은 최대 15년까지의 다양한 빈티지를 솔레라 시스템으로 블렌딩해 시간의 깊이를 담아낸다는 점입니다.
이 샴페인은 농축된 황금 사과, 말린 살구, 로스팅된 아몬드, 꿀, 다양한 스파이스, 그리고 대지의 깊은 향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집니다. 매우 깊은 산도와 미네랄리티, 그리고 놀라운 숙성 잠재력을 자랑하며, 와인 평론가 피터 리냑(Peter Liem)은 "이 와인은 샴페인이라기보다 작은 병에 담긴 우주"라고 표현했습니다. 수브스탄스는 매우 제한된 양만 생산되어 전 세계 컬렉터들 사이에서 가장 귀중한 샴페인 중 하나로 여겨집니다.

 

자크 셀로스 밀레짐 (Jacques Selosse Millésime)

'밀레짐'은 특별히 뛰어난 해에만 소량 생산되는 빈티지 샴페인으로, 셀로스가 가장 완벽하다고 판단한 해의 포도만으로 만들어집니다. 이 샴페인은 코트 데 블랑의 그랑 크뤼 포도원에서 재배된 샤르도네 100%로 만들어지며, 최소 8-10년의 병숙성을 거쳐 출시됩니다.
테이스팅 노트는 상당히 복합적이고 입체적인 아로마를 자랑하는데, 숙성된 시트러스, 구운 배, 아카시아 꿀, 흰 송로버섯, 오크통의 은은한 향이 층층이 펼쳐집니다. 강렬하면서도 우아한 구조와 미네랄리티, 그리고 수십 년의 숙성 잠재력을 보여주는 이 샴페인은 와인 평론가 재러드 버너스(Jared Burness)로부터 "샴페인의 몽트라쉐(화이트 와인의 최고봉)"라는 극찬을 받았습니다. 밀레짐은 빈티지마다 고유한 특성을 보여주지만, 모두 셀로스 특유의 정밀함과 깊이를 공통적으로 지니고 있습니다.

 

섭스탄스
섭스탄스

인물이 와인 세계에 남긴 유산과 그의 철학이 갖는 의미

자크 셀로스는 샴페인 세계에 '장인의 손맛'과 '땅의 개성'이라는 새로운 기준을 심어주었습니다. 그의 혁신적인 접근법은 대량 생산과 획일화된 스타일에서 벗어나, 테루아의 섬세한 차이와 자연 그 자체의 힘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샴페인 산업의 패러다임을 전환시켰습니다.
셀로스의 영향력은 단순히 그의 와인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그의 철학을 따르는 '새로운 물결'의 생산자들이 샹파뉴 전역에서 등장했으며, 세드릭 부샤르(Cédric Bouchard), 제롬 프레보(Jérôme Prévost), 움베르토 아그리올라(Ulysse Collin) 등의 차세대 와인메이커들이 그의 정신을 계승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그로워 샴페인(Grower Champagne)' 또는 '레콩땅 마니퓰랑(Récoltant-Manipulant)' 샴페인의 전성기는 바로 셀로스의 용기 있는 혁신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더불어 셀로스는 독특한 경영 철학도 실천했습니다. 그는 아비즈에 '호텔 레 아비즈(Les Avisés)'를 열어 자신의 와인과 지역 음식의 완벽한 매리지를 선보이며, 샹파뉴 지역의 진정한 맛과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데 기여했습니다. 또한 그는 와인메이커의 책임에 대해 "우리는 자연의 통역자일 뿐"이라며 겸손함을 잃지 않았습니다.
 
 
자크 셀로스는 자연과 땅, 전통과 창의, 그리고 장인정신과 철학적 깊이를 완벽하게 아우르는 접근법으로 샴페인을 '일상적인 사치품'에서 '심오한 예술 작품'의 경지로 올려놓았습니다. 그의 이름은 앞으로도 샹파뉴의 위대한 혁신가이자 영원한 전설로 기억될 것입니다. 샴페인 애호가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셀로스의 와인을 통해 "샴페인도 위대한 와인이 될 수 있다"는 그의 철학을 직접 경험해보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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